살인의 추억 : 어둠 속의 디토네이터, 1980년대라는 괴물봉준호 감독의 (2003)은 표면적으로 연쇄살인범을 쫓는 형사들의 수사극이다. 그러나 역사주의 비평과 사회반영론의 렌즈를 통하면 이 영화는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작품은 1980년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야만성을 고발하는 거대한 역사적 텍스트다. 영화 속 살인마는 단순히 미치광이 개인이 아니다. 당대의 일그러진 시대상 자체가 바로 괴물이었다. 공권력의 미시사와 거시적 폭력영화 속 수사 과정은 시대의 야만을 그대로 반영한다. 형사들은 과학적 증거 대신 직관과 고문에 의존한다. 용의자에게 가해지는 무차별적인 폭력은 군사정권의 강압적 통치 방식을 미시적으로 축소한 결과다. 군화발로 상징되는 조용구의 폭력은 정권의 정당성 부재를 감추기 위한 국가 ..